따뜻한 미소, 사랑을 주는 아이
어제, 참 예쁜 이름을 가진 동생, 서현이를 만났다.
그 아이는 내 마지막 근무지에서 만난 첫 후배였다. 첫날부터 나에게 환하게 웃으며 다가왔고,
그 미소는 항상 나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나는 이성적인 편이라 사람에게 쉽게 기대지 못했는데,
서현이는 그런 내 옆에서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버팀목이 되어준 아이였다.
윗사람에게 예의 바르면서도 자기 일엔 책임감이 있었고,
그만큼 조직에 대한 애정도 깊었다.
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배울 점이 많았다.
그래서 그 1년이라는 시간이 나에게는 유난히 따뜻했고, 꽤 즐거웠다.
병원을 그만두고 보험 일을 잠시 할 때,
내가 소개한 상품을 믿고 가입해준 사람도 서현이었다.
그래서 그 일을 그만두게 되었을 때는 미안함이 컸다.
내가 끝까지 책임지지 못한 듯한 마음이 들어서.
그런데 어제 오랜만에 마주 앉아 얘기하며 알았다.
이 아이는 여전히 따뜻하고, 여전히 어른스럽다는 걸.
그 모든 걸 이해해주는 서현이에게 참 고마웠다.
승미샘에서 승미언니로 업그레이드 된 이 날, 내가 다 감동받았다.
이제 그 아이가 결혼을 한다.
무려 5년을 함께한 사람과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고 했다.
내가 결혼했을 땐 서현이가 꽃을 사서 축하해줬다.
그 작은 꽃다발 하나에 담긴 진심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엔 내가 서현이에게 꽃을 준비했다.
연분홍빛, 여리여리한 서현이의 분위기와 꼭 닮은 꽃.
그 꽃을 건네며 마음속으로 빌었다.
이제는 둘이 되어 걷는 길이니까,
혹시 모를 불안은 조금 줄어들기를.
행복을 진심으로 빌어주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걸 기억해주기를.
서현이의 새로운 시작이 나처럼 누군가에게 오래도록 따뜻한 기억이 되기를.
잊지말자. 육아동지가 될 우리의 관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