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하루를 눌러 담다(일기)/사이의 순간들 (4)
This is soft place, between days

"뭐 드시고 싶은 거 있어요?"-홍어 먹자 은근 고수가 홍어무침이랑 너무 잘 어울리더라. 토요일인데 대체가 안막히는 요일이 언제야 ? 서울에서 대전까지 차로 4시간 걸렸다.미친 거 아니야 진짜로 ? ㅠㅠ 팍오빠가 처음으로 해봤다는레터링 케이크 결혼한다는 건정말 축하받고, 축하해줄 수 있는 자리인 것 같다. 언제 이런걸 해보겠고언제 이런걸 받아보겠어. 그렇게 기혼자 2명(나 포함), 예비 기혼자 1명, 미혼자 1명이 모여정치, 결혼, 연예, 콘서트 후기 등등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울리는 딩동 소리?? 우리 뭐 안 시켰는데 ?? 알고보니 육오빠 예비와이프분께서 보냈다. 와, 진짜 오빠 결혼 잘했다. 요새 이런 여자가 어디있어. 결혼한지 4개월인데 남편이 누구 모임간다 할 때 이런거..

4명은 나에게 무관심한 사람,3명은 내가 뭘해도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 3명은 내가 뭘해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인생에서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 3명을 만나는 경험 자체가, 이 구조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힘들고 어려운 순간에 흔들리지 않게 딱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듯 싶다. 20대 중반, 갓 사회 생활, 병원에 입사한 내게 서울은 굉장히 자극적이고 놀거리가 많은 곳이었다. 하지만 이내 깨달았다. 이 모든 건 함께 즐길 수 있는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는 걸. 지방에서 졸업하자 마자 바로 올라온 나는 끽해봤자 있는 친구라고는 동기들밖에 없었다. 그러다 우연찮게 들여다 본 커뮤니티에서 '오늘 시간 되시는 분' 이라는 글이 딱 들어왔다. 원래 같으면 그냥 시덥잖게 넘어갔을텐데 이 날따라..

어제, 참 예쁜 이름을 가진 동생, 서현이를 만났다.그 아이는 내 마지막 근무지에서 만난 첫 후배였다. 첫날부터 나에게 환하게 웃으며 다가왔고,그 미소는 항상 나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나는 이성적인 편이라 사람에게 쉽게 기대지 못했는데,서현이는 그런 내 옆에서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버팀목이 되어준 아이였다. 윗사람에게 예의 바르면서도 자기 일엔 책임감이 있었고,그만큼 조직에 대한 애정도 깊었다.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배울 점이 많았다. 그래서 그 1년이라는 시간이 나에게는 유난히 따뜻했고, 꽤 즐거웠다. 병원을 그만두고 보험 일을 잠시 할 때,내가 소개한 상품을 믿고 가입해준 사람도 서현이었다. 그래서 그 일을 그만두게 되었을 때는 미안함이 컸다.내가 끝까지 책임지지 못한 듯한 마음이 들어서. 그..

1. 편한 사이 한때 쌍둥이라 불리며 비슷한 듯, 비슷하지 않은 우리. 나보다 훨씬 이성적이고 똑똑한 친구라 항상 마음 속으로 응원하던 친구이다. 마냥 즐거웠던 우리. 인생에서 각자 중요한 고충과 고민들을 해결해가며 1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맨날 연락하고, 맨날 만나는 사이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한번 만나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잘 들어주는 혜찌 덕분이겠지. 편한 사이가 되려면 몇가지 공통점이 있어야 한다는 걸 이제서야 깨닫는다. 먼저, 처한 상황과 가치관이 비슷해야 한다. 한때 결혼에 부정적이었던 나는 결혼주의자와 이야기하면 한계에 부딪혔다. 아직도 기억난다. '승미야, 아기 낳아보니까 알겠더라. 강아지 키우는 거랑 완전 달라.' 이 말을 들었을 때 '아니, 강아지도 내새끼인데? 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