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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s is soft place, between days

원래도 나는 독립적인 성격이었다. 일을 할 때 누군가가 "도와줄게"라고 나서는 게 마냥 고맙지만은 않았다. 어차피 그건 내 일이니까. 누가 나를 도와준다고 해도, 결과적으로는 내가 책임져야 할 일이었고, 도와준다고 해서 내가 손을 놓을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만약 그 사람에게 일을 위임했다면, 그의 실수는 그의 책임이 된다. 하지만 '도와주는' 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 사람의 실수는 결국 내 책임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누가 나를 도와주더라도, 나는 그 사람이 한 부분을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한다. 나의 일이기 때문이다. 병원에 있을 때, 선배 간호사가 도와준답시고 여러 일을 맡아줬다가 작은 실수들이 생겼고, 그 책임은 고스란히 내 몫이 되곤 했다. 그 일이 반복되다 보니, 나는 그냥 도움을 안 받..

"뭐 드시고 싶은 거 있어요?"-홍어 먹자 은근 고수가 홍어무침이랑 너무 잘 어울리더라. 토요일인데 대체가 안막히는 요일이 언제야 ? 서울에서 대전까지 차로 4시간 걸렸다.미친 거 아니야 진짜로 ? ㅠㅠ 팍오빠가 처음으로 해봤다는레터링 케이크 결혼한다는 건정말 축하받고, 축하해줄 수 있는 자리인 것 같다. 언제 이런걸 해보겠고언제 이런걸 받아보겠어. 그렇게 기혼자 2명(나 포함), 예비 기혼자 1명, 미혼자 1명이 모여정치, 결혼, 연예, 콘서트 후기 등등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울리는 딩동 소리?? 우리 뭐 안 시켰는데 ?? 알고보니 육오빠 예비와이프분께서 보냈다. 와, 진짜 오빠 결혼 잘했다. 요새 이런 여자가 어디있어. 결혼한지 4개월인데 남편이 누구 모임간다 할 때 이런거..

4명은 나에게 무관심한 사람,3명은 내가 뭘해도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 3명은 내가 뭘해도 나를 싫어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인생에서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 3명을 만나는 경험 자체가, 이 구조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힘들고 어려운 순간에 흔들리지 않게 딱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듯 싶다. 20대 중반, 갓 사회 생활, 병원에 입사한 내게 서울은 굉장히 자극적이고 놀거리가 많은 곳이었다. 하지만 이내 깨달았다. 이 모든 건 함께 즐길 수 있는 누군가가 있어야 한다는 걸. 지방에서 졸업하자 마자 바로 올라온 나는 끽해봤자 있는 친구라고는 동기들밖에 없었다. 그러다 우연찮게 들여다 본 커뮤니티에서 '오늘 시간 되시는 분' 이라는 글이 딱 들어왔다. 원래 같으면 그냥 시덥잖게 넘어갔을텐데 이 날따라..

어제, 참 예쁜 이름을 가진 동생, 서현이를 만났다.그 아이는 내 마지막 근무지에서 만난 첫 후배였다. 첫날부터 나에게 환하게 웃으며 다가왔고,그 미소는 항상 나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나는 이성적인 편이라 사람에게 쉽게 기대지 못했는데,서현이는 그런 내 옆에서 조용히, 그러나 단단히 버팀목이 되어준 아이였다. 윗사람에게 예의 바르면서도 자기 일엔 책임감이 있었고,그만큼 조직에 대한 애정도 깊었다.나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배울 점이 많았다. 그래서 그 1년이라는 시간이 나에게는 유난히 따뜻했고, 꽤 즐거웠다. 병원을 그만두고 보험 일을 잠시 할 때,내가 소개한 상품을 믿고 가입해준 사람도 서현이었다. 그래서 그 일을 그만두게 되었을 때는 미안함이 컸다.내가 끝까지 책임지지 못한 듯한 마음이 들어서. 그..

갑자기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삐용이 너무 웃기다며. 아빠가 김밥 싸고 있는데 뽀로록 와가지고 고새 김밥 한줄 먹었단다. 화난 아빠가 주걱을 던졌는데 그 뒤로 애가 저 방에서 안나와, 처음으로 엄마아빠 둘이서 조용하고 편안하게 식사를 했다고 했다. 이래서 본때를 보여줘야 하는게 맞나 ? 아주 아빠가 삐용이 단도리를 잘 시켰다. 무서운 줄 아니까 바로 행동 교정되는게 너무 웃겨^_ㅠ [일요일] 재택의료학회에 다녀왔다. 벌써부터 미래를 내다보고 미리 준비하고 계획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새삼 또 와서 느낀다. 우리나라는 망했다. 현재 경제위기는 imf 때보다 더 심각하다. 등등 암울한 기사들이 판을 치는 이 세상에서누군가는 선도적으로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인생 전반에..

[화요일] 하루의 식단은 핀터레스트 참고하여 짜는 편.보기엔 나도 저렇게 예쁘게 담아서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막상 만드는 거 보면. 그 느낌이 안난다 쩝.걍 야매로 먹는거지 뭐. 도시락을 싸갔는데 먹을만한 곳이 마땅치가 않아간식으로 싸온 떡으로 떼웠다.나이 먹었나, 요새 떡의 참 맛을 알아가는 중. 중간에 허기 지길래 간식으로 하루견과 한봉졸업논문 방향이 정해졌는데 논문은 정말 알다가도 모르겠다.연구방법은 다양하고 이미 있는 연구에서 또 나는 거기에 하나의 새로움을 도출해내야해. 항상 느끼는 거지만 창의력은 익숙함에서 나오는 것.머릿속에 있는 내 생각을 누가 챗쥐피티처럼 정리해줬으면 싶어. 저녁은 혜찌가 체험단으로 선정된 성수 샤브샤브집에서버섯 샤브샤브 먹고후식으론 밀크티 카페인을 줄여볼까 ..

1. 편한 사이 한때 쌍둥이라 불리며 비슷한 듯, 비슷하지 않은 우리. 나보다 훨씬 이성적이고 똑똑한 친구라 항상 마음 속으로 응원하던 친구이다. 마냥 즐거웠던 우리. 인생에서 각자 중요한 고충과 고민들을 해결해가며 12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맨날 연락하고, 맨날 만나는 사이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한번 만나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잘 들어주는 혜찌 덕분이겠지. 편한 사이가 되려면 몇가지 공통점이 있어야 한다는 걸 이제서야 깨닫는다. 먼저, 처한 상황과 가치관이 비슷해야 한다. 한때 결혼에 부정적이었던 나는 결혼주의자와 이야기하면 한계에 부딪혔다. 아직도 기억난다. '승미야, 아기 낳아보니까 알겠더라. 강아지 키우는 거랑 완전 달라.' 이 말을 들었을 때 '아니, 강아지도 내새끼인데? 왜 ..
본계의 블로그는 원래 일상을 담은 나의 시선을 담고자 시작했다. 우연한 기회로 체험단을 알게되고 수익화가 되기 시작하니, 욕심이 생겼다. 지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메인 주제를 하나 선택해 그것과 관련한 글을 써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블로그는 내게 일기장 같은 존재이고, 내게 매일매일 기록하는 습관을 만들어 준 장본인이다. 그래서 일기장 용으로 부계를 하나 만들었다. 어떤 경로로 들어올지, 얼마나 들어올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나의 오늘 하루의 일기를 보며 누군가에게 따스함, 또는 공감을 전해주었으면 좋겠다. 보잘 것 없는 하루 속에도 깨달음은 분명히 존재하므로.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오늘은 어떤걸 깨달았는지, 내가 좋아하는 건 뭔지, 내가 싫어하는 건 뭔지. 그날 그날 하루 넘어갈 수도 있..